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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지옥일 때

국민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 부탄에서는 필요하다 와 원하다 가 같은 단어라고 한다. 내가 원하는 건 그게 지금 내가 필요해서라고 한다.그런데 대한민국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나의 모습을 보면, 필요한 것보다 원하는 것이 더 많은 것 같다. 부탄의 국민들처럼 욕심을 버리고, 필요한 것만을 원할 때 삶 속에서 훨씬 더 행복감을 맛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새벽이나 해 질 녘, 저 멀리 언덕 너머로 다가오는 실루엣이 내가 기르던 개인지 나를 해치러 오는 늑대인지 분간할 수 없는 시간을 일컬어 개와 늑대의 시간 이라고 한다. 적과 동지를,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기 힘든 모호한 순간이다. 그런 시간을 잘 통과하는 방법은 개인지 늑대인지 분명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라고 한다. 날이 밝으면 저절로 모든 게 명확해지니까, 애매모호함을 견뎌야 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준 구절은 다음과 같다."전쟁을 반대하는 평화어머니들처럼 남북 군인 모두 어머니의 자식 이라 생각하면 뭐가 문제인가요. 피아 구분 좀 안 하면 어떤가요. 미리 규정짓지 않고 고요히 기다리다 보면 전에는 미처 몰랐던 새로운 세계가 막 열리고 그런다나 봐요."지나치게 너와 나를 구분하는 것을 지양하고 싶다.젊은 승려가 치는 종소리가 맑지 않은 까닭은 미숙해서라기보다 앞선 종소리가 돌아올 때까지 다음 종소리를 충분히 기다려주지 않은 탓이라고 한다. 기다릴 줄 아는 자세가 내게도 필요함을 느낄 수 있었다.마음에 와닿았던 구절은 다음과 같다."늦되다 흉잡지 않고 늦게 피는 꽃이라 더 근사해요.""생존의 최소 단위는 한 사람과의 연결이다. 어떤 식으로든 세상과 연결됐다는 사실을 감지할 수 있으면 사람은 살 수 있다.""무가치감은 죽음과 가장 가까운 감정이다. 모든 것을 포기하게 만드는 감정이다.""진실 여부에 상관없이 내 페이스북 친구냐 아니냐로 정의가 결정되고, 또 그에 따라 자기 의견을 정한다."" 약 바르지 못한 온몸의 피멍을 이불만 덮은 채로 참아내는 사람... 이제부턴 괜히 견디지 마세요. 그럴 필요 없어요.""내가 그렇게 선택한 데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필요해서다. 그러므로 모든 나의 끌림 은 늘 옳다.""자기 속도로 가는 모든 것은 옳다.""죽어야만 아이가 잊힐 거예요. 고통도 그럴 거예요." ~ 아이 잃은 엄마"어디까지가 내 영역이고 어디부터는 내 영역이 아닌지를 분별하는 게 중요하다.""나 자신의 선택에 대해서 싸가지 없다는 비난을 들어야 할 하등의 이유나 의무가 내겐 없다."

당신은 원래 스스로 걸었던 사람이다
사람이 사람에게 상처주는 세상에서 마음속 지옥 하나 품고 사는 우리들에게
심리기획자 이명수가 지지와 공감으로 전하는 마음詩처방전

‘마음 지옥 탈출 가이드’임을 표방하는 이 책에서 답답한 고통의 미로를 빠져나가기 위한 핵심 열쇠는 바로 ‘시(詩)’이다. 오랫동안 수만 편의 시를 읽어온 저자는 특히 ‘내마음보고서’ ‘내마음워크숍’ ‘힐링Talk’ 등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시야말로 공감과 통찰, 눈물과 아름다움으로 아픈 마음을 다독이는 ‘부작용 없는 치유제’임을 확신했다.

한 편의 시가 한 끼의 밥보다 더 든든할 수 있음을 강조하는 저자는 애독하는 수천 편의 시 중 82편을 고르고, 각 시마다 공감하고 힘이 되는 메시지를 듬뿍 곁들였다. 또한 감성적인 문체 속에 심리학적 치유적 배경을 담아내어 그 메시지를 뒷받침했다.

이 책에서는 우리를 마음 지옥에 빠지게 하는 열여섯 가지 상황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남의 시선 때문에 힘겨움을 토로하지 못할 때, 스스로 심리적 족쇄를 채우고 전전긍긍할 때, 스스로를 무가치한 존재로 여기게 할 때, 믿었던 사람에게 뒤통수를 맞을 때, 억울한 상황 속에 타인과 세상에 대한 증오가 올라올 때, 세상에서 나만 고립된 것 같을 때…… 자기 안의 문제로 스스로 지옥을 만드는 경우부터 타인과의 관계, 세상 속에서 부딪히며 겪는 상황들까지 담고 있다.

프롤로그 알기만 해도

1. 징징거려도 괜찮다
괜히 견디지 마세요|그래도 괜찮아요|누군가의 마음에 눈 맞출 수 있다면|대신 울어준다는 것|세상 모든 징징거림

2. 기승전 ‘내 탓’ 금지
눈물이 흐르면 흐르는 대로|아닌 건 아닌 거죠|나를 공격하는 모든 것들을 향해|내 가슴 겨눈 총구를 거두면|‘니들 모두는 아무 잘못 없다’

3. 무조건적인 내 편, 꼭 한 사람
마음놓고 업힐 수 있는 사람|손발톱 내밀 수 있는 당신|나를, 마침내 일으켜 세우는|엄마性 있는 존재|채송화꽃 같은 위안

4. 나는 원래 스스로 걸었던 사람이다
내 몸과 마음이 기운 쪽으로|먹고 자고 먹고 자고|쓰담쓰담|울타리 쳐 서로를 보호해 주기|안정감 있는 속도|계속 걷게 하는 힘

5. 자기 속도로 가는 모든 것은 옳다
천 길도 넘는 사람 마음|잘 알지도 못하면서|내 근본을 부정할 때|그깟 악취에 코가 멀어|나만 느낄 수 있는 응원

6. 생각이 바뀌었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아름다운 언약도 문득 바뀔 수 있다|전혀 다른 세상을 만나게 되면|같은 길은 하나도 없다|내게 꼭 맞는 열쇠 하나|웃음과 울음은 하나

7. 자꾸 무릎 꿇게 될 때
아무것도 모르고 듣지 못하고|원래 내 상태를 잊게 되는 경우|사람에게 함부로 하지 않는 사람|한 번도 거슬러본 적 없는 삶|침전물처럼 가라앉아 있을 때

8. 낭떠러지 같은 이별 앞에서
오늘이 ‘그날’|가만히 그리움 속으로|오래 함께 있어주기|아무 말 없이 우는 것밖에|그때 할 말을 지금부터

9. 모두 내 마음 같길 바라면 뒤통수 맞는다
조율이 필요한 이유|꿈에도 몰랐다|우수리의 아름다움|적이자 동지 같은 사람|안다고 착각할 뿐

10. 억울함이 존재를 상하게 할 때
난 확실히 아닌데|억울함의 내력은 지워지지 않는다|아무도 나를 믿어주지 않을 때|똑같이 화살을 맞아봐야|내 뒤를 따라주는 발걸음|나를 상처내지 못합니다

11. 상상 속에서는 어떤 증오도 무죄
외면하고 싶은 순간들|내 마음이 지옥이라는 신호|아무도 내 생각 들여다보지 않는다|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고통|아무 파문 없이 받아들여줄 때

12.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그까이 꺼, 마음속 지옥|나 혼자 자격도 안 되는 사람일까 봐|모두 다 백조일 뿐|받아들일 수만 있어도|나만 이상한 경우는 절대 없어요

13. 그럴 줄 몰랐다면, 차라리 멈칫하라
생각조차 못 해본 일들|마음을 모르는 게 무식한 것|날라리가 어때서|묵언 수행하듯|사람에 대한 관성적인 관심법은 재앙

14. 자기 안방에 스스로 지뢰를 묻고
번다했던 삼시세끼|경계도 없이 넘나들면|자기가 할 수 있는 걸 하면 그뿐|‘나’가 없는 사람처럼

15. 세상에서 나만 고립되었다고 느낄 때
내가 뭘 잘못했을까|홀로 우주를 떠도는 듯한 마음|사람들과 어울릴 자리 하나는 있다|나를 위해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사람|세상에 홀로 떨어지는 건 없다

16. 개와 늑대의 시간
구분할 수 없는, 구분하기 싫은|대답할 수 없는 질문도 있다|혼돈과 눈물도 지나간다|내 삶의 속도로|고요히 기다리는 시간

에필로그 함께, 충분히 기다려줄 것
수록 시 출처